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이어령, 김지수 | 열림원

2023. 11. 1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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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이어령, 김지수 | 열림원

안타깝게도 작고하셨다는 기사를 보고 난 후 이런 책이 나와있어 책을 구입했고 한동안 읽지 않은 채로 놔뒀다.
이런 분들을 생각하면 Pat metheny 의 Are you going with me? 가 생각난다.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짧지 않은 러닝타임 덕분에 생각나는 사람과 기억이 정해져 있었는데 이제 한가지가 더 추가 됐다.
아마도 갈수록 더 생길 것 같은데, 음악이 끝나기 전 까지였으면 좋겠다.
죽음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을 갖고 있었는데 미치 앨봄의 책들을 몇권 보고 나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상념이 괜찮은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준이 생겼다.
그래서 책 제목을 이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어렸을때 내가 아는 이유로, 그리고 나도 모르는 이유들로 친척집에 보내졌던 적이 잦았다.
왜 그러냐곤 묻지 않았었다.
얼마나 지나면 되냐고도 묻지 않았었다.
그저 알았다고 했고, 잘 견딜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낯선 곳에서 잠을 깨는 일은 그 어린 나이에 참기 쉽지가 않아 일어나지 못하고 이불뒤집어 쓰고 몇번을 울었던 것 같다.
그냥 시간이 좀 빨리 갔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컷는데, 그때 그 생각을 한걸 아직도 후회한다.
내가 생각하지 않고 바라지 않아도 훨씬 더 빨리 가는데 그때 내가 너무 간절하게 아무 신들한테나 빌어서 더 빨리가는 건 아닌가 하는 후회를 아주 가끔하게 된다.
집에 돌아와 엄마 옆에서 자다가 안 좋은 꿈이라도 꾸게 되면 얼른 잠에서 깨어 엄마가 죽은건지 자는건지 확인을 해봤었다.
처음에는 자는 거냐고 흔들어 깨우다가 몇 번 혼나고 그다음부턴 숨을 쉬는지 손가락으로 대보고 안심하고 잠들었었다.
엄마가 이세상에 없으면 영원히 친적집에서 살게 될까 두려워 항상 그랬던 일이 어렸을때를 생각하면 처음에 등장하는 기억인데 이런 내용들을 이 책에서 볼 줄 몰랐다.
아마 나만 그랬던게 아니고 다들 말을 안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책을 조금씩 조금씩 몇개월 시간을 들여 읽었다.
몇 챕터 읽다가 생각한번 해보고 다시 덮고를 반복하면서 말이다.
제목을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이 아닌 '이어령의 끝나지 않는 수업' 이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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