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기쁨 | 최현미 ㅣ 현암사

2023. 5. 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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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기쁨
우리는 종종 상상을 한다. 로또에 당첨되면 무얼 할까? 만약 누가 나한테 큰돈을 줄 테니, 이러저러한 일까지 하라고 하면 과연 할 것인가? 이런 상상의 연장선으로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다. 만약 연봉을 두 배로 줄 테니 그게 커피든, 술이든, 영화든, 음악이든, 제일 좋아하는 것을 영영 포기하라고 하면 기꺼이 그럴 수 있을까? 저자는 고민 끝에 돈보다 소소하게 좋아하는 것들을 선택하겠다고 말한다. 우리의 인생은 순간순간이 쌓여 이뤄지는 것인데, 그 순간들의 기쁨을 포기한다면 인생은 분명 무미건조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좋아하는 것이 없다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봄이면 벚꽃 피고, 가을이면 은행잎 노랗게 물드는 산책길이 얼마나 충만한 행복감을 주는지, 어린 시절 부모님이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만들어준 소박한 음식에 대한 기억이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힘이 되는지, 우리로 하여금 빛나는 한순간을 즐기게 해주는 영화의 해피엔딩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 책을 읽으면 새삼스레 다가올 것이다. 책은 저자의 하루 일과를 따라 흘러간다. 아침에 일어나 새벽달을 보며 출근하고, 출근해서는 커피를 테이크아웃해 마신다. 지루한 오후에는 잠깐 수다를 떨거나 산책을 나가고, 퇴근 후에는 맥주 한잔을 마시고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고 조용하게 잠자리에 든다. 누구의 일상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평범한 하루지만 분명 그 안에 자신만의 개성 한 조각이 들어 있다. 저자는 “우리는 모두 평범하지만 동시에 하나같이 특별하고, 특이하고, 조금씩 이상하다”고 말한다. 『사소한 기쁨』은 평범한 하루에 조금은 이상하고 조금은 특별한 것들을 얹어 ‘나만의’ 인생을 완성해가는 우리에게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저자
최현미
출판
현암사
출판일
2022.03.30

  • 출판
    현암사
  • 발행
    2022.03.30.
  • 카테고리
    한국 에세이
  • 쪽수/무게/크기
    248쪽247g125*188*21mm
     

사소한 기쁨 | 최현미 ㅣ 현암사

 

최근에 사소한 기쁨을 언제 느꼈나, 행복감을 느낀적이 있는가. 문제가 시작된 때는 아무것도 좋은 것이 없고 뭔가를 좋아하려면 무던히 애를 써야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다. 

오래전에 내가 좋아했었던 것들이 주는 기쁨, 행복 이런 느낌들이 까마득하다. 

그때는 자연스러웠는데 갈수록 부자연스럽다. 

좋아했던 것들은 아직도 끌고 가고 있는데 이게 더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걱정도 가끔 하게 된다. 

가라앉는 기분에 빠지지 않으려 무지 노력 중인 것 같다. 

그렇다고 이게 누구 때문인지 뭣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미 익숙하지만 내게 멀어진 느낌들을 다시 차오르게 하려면 아주 조그맣고 사소한 것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전보다 더 신경 써서 봐주고 호들갑을 떨어야 한다. 

그걸 떨어야 창피해서 기억에 남을 수 있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이다.



매일 잠들기 전 소회를 쓰고 있는데 최근에 추가한 건 감사한 것들에 대한 내용을 아예 별도로 적는 부분이다. 

원래는 내용안에 있는 거였는데 끄집어 내야 더 생각할 것 같으니 그렇게 했다. 

괜찮아지리라 생각한다.



글을 보면 작가의 나이가 느껴진다. 

물론 30년 근무했다는 내용이 있긴 하지만 그만큼의 세월이 지난 게 맞는 것 같다. 

'사소함을 사소하지 않게 하는 것들에 대한 기쁨' 에 관한 내용이다.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점은 관련된 영화와 책에 대한 얘기들과 같이 풀어내니 추억들도 살아나는 느낌이 들어 다 읽은 날 소회에 감사함을 몇 개나 적어 넣었다. 

몇 개의 영화는 다시 봤고, 읽어보고 싶은 책들은 리스트에 추가했다.


책 내용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키친'에 대한 내용이다. 

미카게는 밤늦게 일을 끝내고 국수집에 들어가 돈가스 덮밥을 시켰을 때 고슬고슬한 밥, 흠잡을 데 없는 고기, 맛있는 소스, 적당하게 익힌 양파와 달걀이 너무 완벽하게 맛있어서 행복한 순간 여행을 떠난 유이치를 떠올리며 돈가스 덮밥을 그가 있는 곳으로 배달하러 간다.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먹이기 위해 최대한 빨리 갔고 건넸다. 

그리곤 "앞으로 나와 함께 있으면 괴로운 일이며, 성가신 일, 지저분한 일도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만약 유이치만 좋다면, 둘이서 더 힘들고 더 밝은 곳으로 가자." 라고 말을 하는게 마음에 든다. 

이 내용은 '한밤중의 배달 음식' 이라는 부분에 나오는데, 어릴 때 아빠가 사 온 치킨 얘기와 같이 들어있다. 

내가 몇 번이고 했었던 일이라 그 마음이 전이되는 기분이다.



그 사람을 알고 싶으면 그의 서가를 보라는 말, 거기의 글, 시간들, 사람들, 비밀들까지 결국 그 사람 자체라고 지금의 그 사람이 그 도서관일 수밖에 없다고 얘길 하고 나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내 서재인 아이패드와 랩탑을 보면 내가 대략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을까?



앞으로 사소한 기쁨들을 많이 발견해야 한다. 

별것도 아니고 사소하고 이미 해봤고 이렇게 생각함을 많이 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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