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 케이틀린 오코넬 | 이선주 | 현대지성

2023. 5. 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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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나이가 들어서 이가 모두 빠진 늙은 코끼리를 위해 젊은 코끼리가 음식을 대신 씹어준다. 엄마 침팬지는 아기 침팬지에게 흰개미 잡는 도구를 만들어 손수 쥐여주며 먹이를 구하는 법을 가르친다. 코끼리거북이는 애정을 구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토마토를 선물한다. 코끼리는 죽은 친구의 장례식에서 애도하며 몸에 흙을 덮어준다. 이처럼 살아 있는 생명체는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의례를 행하며 살아간다. 오직 인간만이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며 일정한 체계를 갖추었다는 선입견은 진실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행동생태학자이자 코끼리 전문가인 저자 케이틀린 오코넬은 지난 30여 년간 코끼리, 원숭이, 얼룩말, 코뿔소, 사자, 고래, 홍학 등 수많은 동물을 관찰하고 연구했다. 책 속에서 그는 우리 인간의 기원과 본성을 야생동물에게서 찾고 그들로부터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과 욕구를 탐색한다. 그 본능이란 다름 아닌 ‘관계 맺기’다. 인사, 집단, 구애, 선물, 소리, 무언, 놀이, 애도, 회복, 여행 등 야생동물의 10가지 의례 행동을 살펴보면서,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파악하고, 보다 생명력 넘치는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데 필요한 빛나는 통찰을 제시한다. 과학기술은 고도로 발전하고 사회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지만 우리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잊은 채 살아왔다. 지금까지 인간과 동물 종들이 혹독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진화하고 살아남았는지를 돌이켜본다면 우리가 무엇을 회복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상대적인 현실에서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코끼리 전문가가 보여주는 가장 원초적이고도 본질적인 야생 의례의 세계에서 답을 구해보자.
저자
케이틀린 오코넬
출판
현대지성
출판일
2023.01.05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 케이틀린 오코넬 | 이선주 | 현대지성

"살아 있는 생명체 모두를 사랑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고귀한 재능이다." 다윈의 말로 시작된다.

원초적인 오아시스 같은 물웅덩이에 불그스름한 노을이 지고 있는 모습과 목마른 코끼리들이 나란히 줄지어 물웅덩이 가장자리로 모여드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상상이 계속된다.

해외에 가서 그 나라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봤을 때 독특한 문화에는 신기해했지만 다른 모습보다는 공통점을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기준으로 완벽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바보 같은 행동을 했을 때 귀엽게 느껴지는 것도 있고, 얼마 전 대기업 회장이 네쌍둥이를 낳은 직원 집에 방문해서 아이들을 봤을 때 지었던 그 미소도 마찬가지로 결국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

우리 유전자의 50%가 바나나와 똑같고 초파리 유전자와 61%가 겹치고 쥐의 유전자와는 85%가 동일하며, 침팬지와는 98%나 일치한다니 사람과 모든 종의 차이도 크게 없다. 특히 동물의 입장에서 보는 사람은 그저 다른 동물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 사는 게 똑같다는 말보다 '다들 사는 건 똑같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바나나와 초파리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디에고는 구애할 때 상대에게 야생 토마토라는 아주 중요한 선물을 주었다. 야생 토마토는 코끼리거북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디에고는 아주 믿을 만한 선물 배달원이었다. 매일 부지런하게 느린 속도로 짝짓기를 원하는 짝에게 다가간 뒤 작은 노란색 토마토를 발밑에 떨어뜨렸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그는 선물 주기를 그만두었다."

"코끼리들도 다른 코끼리가 이야기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인간은 코끼리, 고래, 늑대를 비롯한 의식이 있는 모든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 적어도, 인간이 유전자의 50퍼센트를 바나나와 공유한다는 사실보다는 명백하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힘이 있다. 이 행성 위의 서식지와 모든 생명을 보호할 힘과 파괴할 힘이다. 기후 변화의 영향력은 허리케인과 홍수, 들불, 질병에서 볼 수 있듯 점점 커지고 있다. 인간의 책임감은 특별히 중요해졌다. 자연재해든 인재든 모두가 영향을 받는다. 동물과 서식지를 구하기로 결심하면 우리 자신도 구원할 수 있다."

"불교에서 한 사람은 더 큰 전체 중 일부다. 우리가 전체와 연결되어 있고 서로 의존하는 관계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자비가 생긴다. 의례는 자연에서 우리 자신의 위치를 잊지 않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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