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야채 ㅣ 김은주 ㅣ 믄믄
목마른 야채 ㅣ 김은주 ㅣ 믄믄 시간이 가면 어른은 아이가 되려 하고 아이는 어른이 되려고 한다. 어른은 그냥 아이가 되어가지만 아이는 어른이 되는 길이 그리 쉽지 않다. 가슴 아픈 사실은 노력을 해야 아이는 어른이 되는 건데 그렇지 않고 이미 어른이 된 아이다. 선우는 먹고 싶은 게 있어도 아빠가 미안하다고 할까 봐 생각만 한다.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먹고 싶은건 할머니가 해줬던 몸통이 크고 두툼한 생선구이,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아 구름을 품에 안은 것처럼 따듯해지는, 그리고 먹고 나면 키가 훌쩍 자란 기분이 드는 그 생선구이가 먹고 싶었다. 가뜩이나 키도 작으니 더 먹고 싶었겠다. 타 큰 어른들은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선우한테 그 생선구이를 해주고 싶어 진심으로 여러 생선들을 구웠는데 선우가 그때..
2023.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