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말차 카페 ㅣ 아오야마 미치코 ㅣ 권남희 ㅣ 문예춘추사

2023. 11. 2. 11:11

반응형
 
월요일의 말차 카페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에 이어지는 아오야마 미치코의 두 번째 연작 소설 《월요일의 말차 카페》는 역시나 따뜻하다. 코코아를 잇는 말차의 깊은 맛이 듬뿍 전해지는 아름답고 찬란한 소설이다. 누구나 마주칠 수밖에 없는 삶의 힘든 순간들을 위로하고, 앞으로의 나날을 격려하는 스토리의 힘이 충만한, 소설의 가치를 역설하는 소설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모든 등장인물이 서로 연결되는 열두 편의 스토리는 이렇다. 〈월요일의 말차 카페〉는 오늘 하루 재수가 없다고 여긴 어느 여성이, 우연히 1일 말차 이벤트를 하는 카페에 들어섰다가 그곳에서 서빙하는 남성과 인연의 씨앗을 뿌리는 내용이다. 〈편지 쓸게〉는 기억이 꽂히는 ‘핀’의 위치가 달라서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이 어긋나 있는 부부가 다시 서로를 알아보는 이야기고, 〈초봄의 제비〉는 속옷 가게를 하는 히로코가 자신의 작품을 알아봐주는 손님을 응대하며, 새로운 삶의 결의를 하는 이야기며, 〈천창에서 내리는 비〉는 친구 사이인 사치와 미츠의 만남의 한 장면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별이 된 쏙독새〉는 종이 연극을 하는 미츠가 고향집에 가서 애증의 관계인 할머니와 화해 아닌 화해를 하는 이야기고, 〈전해지는 마음〉는 일본에서 나고시노하라에 날에 먹는 특별한 액막이 음식인 미나즈키 생과자를 둘러싼 에피소드다. 〈아저씨와 단사쿠〉는 칠월칠석 날 단사쿠 나무에 소원을 매다는 일본 풍속을 ‘고양이’의 시선으로 그린 이야기고, 〈빠진 책 찾기〉는 헌책방을 운영하는 노부부가 그리는 ‘나다운 삶’의 이야기며, 〈삼각주의 소나무 아래서〉는 여자친구에게 차여 의기소침해 있던 다카하루가 친구 덕분에 불현듯 발상을 전환해 스스로를 다시 빛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는 이야기다. 〈캥거루가 기다리고 있다〉는 마크와 마스터 두 사람의 인연을 소재로 한 이야기,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말하고, 〈환상의 사마귀〉는 초등학생 다쿠미가 자신을 키우는 것이 세상 그 자체임을 깨닫는 내용이다. 그리고 마지막 〈길일〉은 다시 처음 말차 카페 에피소드로 돌아와서, 그리워하던 남녀가 서로 재회하며 인연의 소중함을 새기는 내용이다.
저자
아오야마 미치코
출판
문예춘추사
출판일
2022.11.15

월요일의 말차 카페 ㅣ 아오야마 미치코 ㅣ 권남희 ㅣ 문예춘추사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건가, 아니면 느끼게 해주고 싶은 건가. 이러다가 나에게까지 와서 사람들한테 나의 얘기를 들려줘야 할 것 만 같다. 궁금해한다면 말이다. 차분하게 이어지는 것들이 이쁘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는 고양이도 말을 한다. 물론 누구에게 들리진 않지만.

“하지만 기껏 만나도 그 한 번뿐으로 더 자라지 않고 끝나는 일도 있잖아요?”
“그건 인연이 없어서가 아니라 딱 한 번 만날 인연이었던 겁니다. 해바라기 씨를 먹는 것처럼요. 해바라기 씨는 내게 영양분이 되고, 먹었다는 경험이 어떤 형태로든 다음으로 이어질지도 모르잖아요.”

"시대는 눈부시게 변해간다. 있었던 것이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 나타난다. 그런 흐름에 몸을 맡기면서 나는 믿고 싶었다. 줄곧 소중히 하고 싶은 것은 모양이 바뀌며 계속 전해진다는 것을, 계속 존재한다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책도 함께다. 그것을 후키코가 느껴준 것이 기뻤다. 지금부터 다카하루 씨가 책과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보낼까 생각하니, 정말로 흡족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서로를 만나게 해주었다."

"가장 멋진 것은 먼 곳에서 손을 잡은 사람들이 자기가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걸 전혀 모른다는 거지. 그걸로 된 거야. 자기 일에 몰두한 것이 생판 모르는 남을 움직이게 했다는 것.”

"하나에 씨가 와주어서 아빠가 그림을 더 많이 그리며 즐거워하는 것, 일로 피곤한 엄마가 아주 평온한 얼굴로 하나에 씨와 얘기하는 것. 나는 그것이 정말 기쁘다는 것. 그래서 하나에 씨한테 꼭 안기는 것이나 그것을 기뻐하는 내 마음은 역시 조금도 이상한 게 아니라고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사람에게 자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있으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믿어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