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 볼 수 있다면 : 헬렌 켈러 자서전 ㅣ 헬렌 켈러 ㅣ 박에스더 ㅣ 사우

2023. 11. 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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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만 볼 수 있다면
전기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헬렌 켈러 자서전 꼼꼼하고 완벽한 번역으로 온전하게 만난다! 헬렌 켈러가 스물세 살에 쓴 「내가 살아온 이야기」와 50대에 쓴 에세이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을 하나로 묶은 책이다. 어려서 열병을 앓고 난 후 시력과 청력을 잃은 뒤 가정교사 앤 설리번을 만나 장애를 극복하고, 평생 장애인을 위한 사업에 헌신한 헬렌의 삶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영화나 요약본, 아동용 동화를 통해서 그 내용을 접했을 뿐이다. 이 책은 번역자가 헬렌이 쓴 한 단어, 한 문장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고 완벽하게 번역해낸 결과물이다. 헬렌이 직접 쓴 「내가 살아온 이야기」에는 사라진 감각 대신 촉각과 후각, 상상력으로 세상을 살아간 그녀의 삶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은 50대에 이르러 3일간 세상을 볼 수 있게 되는 상황을 가정하고 쓴 에세이다.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20세기 최고의 수필'로 선정한 작품이기도 하다. 평생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그녀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것들에서 아름답고 소중한 가치를 찾아낸다. 단지 앞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글이다.
저자
헬렌 켈러
출판
사우
출판일
2018.11.27

사흘만 볼 수 있다면  : 헬렌 켈러 자서전 ㅣ 헬렌 켈러 ㅣ 박에스더 ㅣ 사우

 

어렸을 때 무척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잠깐 눈이 떠졌을 때 몸이 둥실거리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 둥실거리는 느낌에서 머리가 계속 아픈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서있는데 잠깐 눈을 감으면 방바닥이 내 앞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마치 만취 상태로 걸어가는 것 마냥.

 

그런데 만취했을 때는 바닥이 정말 왔지만 지금은 바닥이 오려다가 말고를 반복하고 있다.

 

지독한 몸살에 가까운 증상인데 때때로 변화가 있으니 뭐라 제대로 설명할 길이 없다.

 

코로나는 참 이상하다.

 

그녀가 대학 2학년 때 쓴 글이고,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은 50대 중년의 나이에 쓴 글이다.

 

이 두 가지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책 볼 때 지명이 나오면 한 번씩 찾아보게 되는데 헬렌 켈러가 태어난 곳은 앨라배마주 터스컴비아다.

 

구글 지도로 터스컴비아를 검색해 보니 Birthplace of Helen Keller라고 씌어 있는 곳이 있어 사진으로나마 그녀가 있었던 곳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난 볼 수 있는 눈이 있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게 너무 당연한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간절할까.

 

"일생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날이 있다면 바로 이날, 내가 앤 맨스필드 설리번 선생님을 만난 날이다. 무엇으로도 측량할 길 없으리만치 대조적인 우리 두 삶이 이렇게 연결되다니, 생각할수록 놀라움을 금할 길 없다. 1887년 3월 3일 만 일곱 살을 꼭 석 달 남겨놓은 때였다."

 

언젠가 흑백영화로 본 게 기억이 난다.

 

펌프질을 해서 쏟아지는 물에 손을 가져다 대고 Water라고 알려준 설리번 선생님 말이다.

 

여기에도 그 내용이 쓰여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사람이 쓴 글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묘사가 괜찮다.

 

나도 그렇지만 당시에 같이 있었던 사람들 또한 어떻게 그런 것들을 다 느낄 수 있을지가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이 풀렸다.

 

"내가 나이아가라 폭포가 준 놀라움과 아름다움에 감동받았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기이하게 여긴다. 그들은 묻곤 한다.

 

"당신은 지금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음악 운운하는데 대체 그 모두가 당신에게 무슨 의미란 말입니까? 솔직히 일렁이는 파도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으르렁거리는 포효를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대체 당신이 무엇을 알 수 있다는 건가요?"

 

보았으면 또 들었으면 다 안 것인가, 다 설명한 것인가.

 

사랑이 무엇이며 종교란 무엇이고 또 선함이란 어떤 것인지 설명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이나 나이아가라, 이 대자연의 스스로 그러함을 설명하기 어려운 건 피차 마찬가지 아닐까.

 

53세에 쓴 수필에서는 사흘간 볼 수 있다면 첫째 날은 소중한 친구들과 추억이 깃든 물건, 둘째 날은 인류의 역사와 자연, 셋째 날은 다양한 삶의 방식과 일상의 사건이 벌어지는 뉴욕, 그리고 밤에는 희극 한편. 이렇게 보고 싶다고 한다.

 

자연이 마련해준 여러 수단을 통해 세상이 당신에게 선사하는 모든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만끽하라고 한다.

 

"그래도 모든 감각 중에서도 시각은 가장 큰 기쁨을 준다고 믿는다" 라고 마무리 된다.

 

사람이 얼마나 불완전한 존재인가.

 

그 누구 하나도 누구의 도움과 배려 없이 자랄 수 없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오만함이 커져 주위의 모든 것들에 대한 고마움은 잊고 지내는 듯하다.

 

내가 이 자리, 이곳에 있을 수 있도록 해준 많은 주위의 인재들에게 또 한 번의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보고 싶은 걸 볼 수 있고 보기 싫을 땐 눈을 질끈 감을 수 있는 것 또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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