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22. 13:37ㆍ책
타임머신 | 허버트 조지 웰스 | 팽귄클래식코리아
아주 어렸을때 어떠한 이유로든 심하게 혼났을때 타임머신에 대한 상상을 했었다.
타임머신에 대해 누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어떠한 경로로 알게 됐는지 기억은 없지만, 아마도 그림책이나 그비슷한것들을 통해서 의미를 이해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상상으로 타임머신을 타면 그 어린나이에도 더 어렸을때 좋았던 추억이 있던 곳으로 가거나 아니면 훌쩍 커버린 어른이 되어 누구한테도 혼나지 않는 그런 미래로 가거나, 울면서 이런 상상들을 하며 잠들었다가 깨어날때쯤, 순간 익숙치 않은 장소라고 아주 잠깐 느낌이들때 완전히 눈을 뜨기전에 내가 상상하는 것들이 이루어 졌구나 하고 기대에 차서 게슴츠레하게 눈뜬 상태에서 잠시 기분좋음을 즐기다가 이제 정말 됐구나 싶을때 단번에 일어나 보면 그게 아니였다는 걸 알고 실망을 매우 여러번 했으면서도 잠들 때 또 그런 상상들을 한동안 계속 했었던 것 같다.
아마도 나에게 지금의 타임머신은 당첨 되지도 않는 복권을 매번 구입하면서 일정시간 희망을 갖는것, 하지만 이 조차도 난 복권을 사지 않고 복권에 당첨되는 상상만 하고 만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타임머신이 존재하고 딱 한번 타볼 기회가 온다면 아빠 보고싶다.
그리고 또 한번 기회가 더 된다면 나에겐 너무나도 강렬하게 다가왔던 아름다움을 느낀 그 순간을 다시 보고 싶다.
아빠도 그 순간도 그 어떤걸 바꾸고 싶진 않고, 그저 딱 한번 더 보고 싶다.
언젠가 만들어질 타임머신이 지금 없기에 나의 최선은 현재를 가장 좋았던 때로 만들어야 하고 굳이 다시 돌아오지 않아도 될 만큼,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것이다.
"그게 사실이 아닐 리가 없어. 이 방을 다시 보고 자네들을 다시 만나고 매일 기압이 달라지니까 기억이 혼란스러워. 내가 정말 타임머신을 만들었던 걸까? 아니면 타임머신 모형만 만들었을까? 아니면 한바탕 꿈에 불과한 걸까? 인생은 꿈이라고들 말하지. 때론 지극히 보잘것없는 꿈이라고. 하지만 앞뒤가 들어맞지 않는 꿈은 참을 수가 없어. 그건 미친 거야. 그런데 이 꿈은 어째서 꾸게 된 걸까......? 타임머신을 보러 가야겠어. 그 머신이 존재한다면."
나는 위안 삼아 이상한 흰 꽃 두 송이를 곁에 두고 있다. 이젠 갈색으로 쭈그러들고 납작해지고 버석버석해진 그 꽃은 지력과 체력이 사라진 미래에도 여전히 감사하는 마음과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인간의 가슴속에 살아 있었음을 증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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