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기보다 끊기 : 성장보다 성숙이 필요한 당신에게 ㅣ 유영만 ㅣ 문예춘추사

2023. 11. 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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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기보다 끊기
모두의 삶이 온통 위기인 세상, 경제 빙하기다. 더 이상 위를 향해 오르는 일이 어려운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 앞에서 우리의 강퍅한 심리를 어루만지고 이내 튼튼하게 무장시켜주는 책이 《끈기보다 끊기》다. 바야흐로 성장보다는 성숙에 힘써야 할 때, 우리 모두의 숨 고르기를 안내하는 국민 심리 치유서라 하겠다. 지식 생태학자를 자처하는 저자는 지금의 사회적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정의한다. 등대를 발견한 것이 길을 잃은 덕분일 수 있듯, 오늘의 새로운 다짐과 준비가 앞으로의 먼 길을 더욱 단단하게 다져준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길에서의 등대와도 같은 것. 어두운 길의 등불 같은 ‘앎’을 전달하는 일을 소명으로 하는 지식 생태학자가 자신의 책무를 오롯이 반영한 것이 《끈기보다 끊기》인 셈이다. 모두가 오를 곳이 넉넉할 때는 끈기가 빛을 발하지만, 그래서 한동안은 끈기에 대한 예찬이 넘쳐났지만, 이제 그러한 끈기는 용도가 다했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그래서 ‘끈기’는 이제 미련한 고집이 되고, ‘끊기’가 절실한 덕목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모두가 바닥으로 내려가는 ‘끊기’를 통해 다시 솟구치는 힘을 얻어야 한다. 문득 찾아온 경제 빙하기를 멍하니 바라만 보지 말고 아직도 늦지 않았으니 일단 바닥으로 내려가 지나온 시절을 정리하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서로가 서로에게 따듯한 희망의 체온을 나누면서 혹한기를 극복해내는 펭귄의 연대처럼, 우리도 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서로를 힘껏 보듬어 안아보자. 그렇게 스스로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던져보자. 《끈기보다 끊기》가 그 메시지다. 지금, 위기라고 느끼는 사람들,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책은 분명 과감히 바닥을 치고 다시 솟구치는 힘을 전해줄 것이다.
저자
유영만
출판
문예춘추사
출판일
2023.06.10

끈기보다 끊기 : 성장보다 성숙이 필요한 당신에게 ㅣ 유영만 ㅣ 문예춘추사

 

현재는 빙하기와도 같아 이제 끔 중요하게 여겼던 '끈기' 보다는 '끊기'가 중요하고 이제는 내려와야 할 때, 올라가는 것만을 추구했던 상황이 아닌 잘 내려올 수 있는 용기가 더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아울러 끊어내기 전에 점검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말한다.

"진정한 배움은 버림에서 일어난다. 창조적 폐기학습(unlearning)이라고 한다. 새로운 학습(learning)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빈 공간이 있어야 한다. 낡은 습관과 사고로 꽉 차 있는 뇌에 빈 공간을 만드는 학습이 폐기학습이다. 고정관념이나 통념을 버리고 습관적으로 생긴 낡은 생각도 폐기처분할 때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금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속도와 능률복음으로 배운 목표달성을 통해 맛본 성공체험, 그것을 버리는 것이다. 과거에 이루었던 성공체험에 안주하는 한 경제 빙하기를 극복할 대안도 떠오르지 않으며, 심하게는 얼어 죽을 수도 있다."

일하다 보면 어느날 출근이 하기 싫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 오늘은 회사 가기 정말 싫다, 하루만 쉬었으면 좋겠다.'가 아닌, 회사를 계속 가야 할까? 라는 의문이 드는 순간 말이다. 그 순간이 오면 생각을 고쳐먹고 당장 내가 이 일을 해서 좋은 점에 대해 한참 써 내려간다. 그렇게 하다 보면 평정심을 찾고 또다시 한동안 잘 다니게 된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런 것들을 반복하면서 일을 하곤 하는데, 내가 하는 일, 본질에 대한 의문이 들면 그건 장점을 써서 될 일이 아니다. 이건 싫은 것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니며 '가치'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 지점에 이르렀을 때는 완전히 다르게 생각해 봐야 한다. 내 마음속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천천히 듣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을 명확히 하고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서서히 그렇게 하게 된다. 언제나 그렇게 해왔지만, 딱 두 번은 그 타이밍을 놓쳤다.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이 지금보다 나았을 거란 생각을 하는게 아니고, 조금 다른 형태의 지금이었겠다고 생각된다. 타이밍을 놓친 대가는 말 그대로 추락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완전히 박살 나진 않았으니까. 그래서 추락하기 전에 내려와야 되는데 그게 쉬운가, 머릿속에는 확장하고 계발하고 올라가기만 하는 것으로 프로그램 되어있는 것 같다. 그렇게 짜놓은 것도 내가 한 것이니 어쩔 수 없다. 추락하고 남은 잔재는, 쉽지 않은 도전을 했다는 것, 괜찮은 영향력이었다는 것, 이라고 자위하는 것 만이 추락 후에 유일하게 추억할 수있는 한 가지다.

사실 시작하면서도 추락할 걸 예상한다. 단지 체공 시간의 차이일 뿐이지. 살이 찌면 살이 튼다. 매출도 천정을 뚫으면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 본인 능력치 보다 높은 경험을 하게 되면 사고가 확장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그 지점까지 데려갔으니 그걸로 됐다. 각자도생을 가능케 한 거면 됐지 않는가. 이제 그만 이런 생각들에서 나도 벗어나야겠다. 진작에 벗어나도 되는 걸 혼자 선비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할수만 있다면 그냥 기억을 지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끔 한다. 워낙 남아 있는 것들이 많아 기름때가 낀 것 마냥 아무리 씻어내도 미끌거리는 느낌이 계속된다. 이 미끌거리는 것들이 완전히 지워내야 할 게 아닌 체험적 깨달음의 지혜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상하게도 이 책은 내게 많은 위로를 해주었다.

"어느 날 갑자기의 성취와 실패는 평범하거나 비범한 어느 날의 양적 축적이 낳은 질적 반전이다. 우여곡절과 파란만장의 역경이 인생 파란을 일으키는 경력으로 모습을 바꿔 나타난다. 지금 여기서 겪는 곤경이 어느 날 갑자기 맞이하는 풍경의 배경이 되는 셈이다. 지금 인생이 막막하다는 이야기는 당신 삶에 또 다른 서막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조(前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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