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다음 떡볶이가 기다리고 있지 ㅣ 김겨울 ㅣ 세미콜론

2023. 11. 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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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다음 떡볶이가 기다리고 있지
누구나 생각만 해도 마음이 뭉근히 풀어지는 음식이 한 가지쯤은 있다. 수도 없이 많은 세상의 음식들은 저마다에게 영혼을 달래주고 허기를 채워준다. 유독 마음이 고단한 날 생각나는 그것! 그것은, 투박하지만 정성이 깃든 어머니의 된장찌개일 수도, 어느 멋진 레스토랑의 고급 스테이크일 수도, 허름한 포장마차에서 먹던 야식일 수도,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레시피로 탄생한 요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음식을 매개로 한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이 모여 탄생한 ‘띵’ 시리즈의 스물세 번째 주제는, 바로 국민 간식 ‘떡볶이’이다.
저자
김겨울
출판
세미콜론
출판일
2023.06.14

언제나 다음 떡볶이가 기다리고 있지 ㅣ 김겨울 ㅣ 세미콜론

 

내가 아는 사람들 중 떡볶이를 안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특히 더 좋아하거나 조금 덜 좋아할 뿐 대부분 좋아하고 나도 무지 좋아한다. 심지어 나는 떡볶이에 술 한잔 하는 것도 좋아하니 조금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한 때 주말 저녁은 떡볶이에 와인을 마시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털어낸 시절도 있었다.

그전까지는 라면이나 계란프라이 정도만 했지 음식을 조리한다거나 뭐 이런 것들은 하질 않았었다. '요리'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내가 먹을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 때는 내려와야 하는 타이밍을 처음으로 놓쳤던 2016년도부터였고 본격적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먹기 시작한 때는 2017년도부터였다. 연도로 특정하니 뭔가 거창한 것들이 나올 것 같아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2017년도 4월, 당시 여자친구네 집에 있었던 '오뚜기 오쉐프 떡볶이소스'를 맛본 이후부터였다. 그 친구가 떡볶이 만들어 준다고 했는데 정말 순식간에 너무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어줬고 정말 맛있었다. 그때 이후로 사 먹기도 많이 했지만 얼마간 지난 후에는 먹고 싶을 때 거의 만들어 먹었다.

생각해 보니 그렇게 자주 만들어 먹었던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노스탤지어 음식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음식 관련된 방송에서 음식 맛을 보면 상당히 다채로운 표현으로 얘길 한다. 여러 표현 보다 함축된 누구나 공감할 만한 표현은 '엄마가 해준 것 같다.' '할머니가 해준 것 같다.' 등 인 것 같다. 그런데 떡볶이는 그런 표현보다 아마도 '학교앞'이 생각나지 않을까?

저자는 떡볶이를 상당히 좋아하나 컨디션에 따라 먹지 말아야 할 음식으로도 등장하고 비건 지향이라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비건 옵션이 있는 가게 소개와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방법, 시판용 제품들도 일러준다. 비건 지향인으로서 'You are what you eat.'에 대해서 본인의 생각도 같이 얘길 해준다.

"뭘 먹든 자신의 상태를 잘 살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떡볶이를 무슨 만악의 근원처럼 써놓긴 했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아예 떡볶이를 먹을 수 없는 사람도 있을 테고, 떡볶이를 아무리 먹어도 문제가 없는 사람도 있을 테니, 각자의 상황에 따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된다. 내가 제일 이해할 수 없는 태도는 말하자면 햄버거에 제로 콜라를 마시는 걸 유난이라고 비난하는 것이다. 각자 어떤 노력을 왜 하고 있는지 그 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채 도매급으로 묶어서 조롱하는 것. 조금의 노력도 노력이고 약간의 발전도 발전이며 그 과정을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기 자신이 알고 있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말로 마무리 한다.
"나는 떡볶이에게 바라는 것이 없다. 그냥 이대로 신나게 그 자리에 있어주었으면, 지금처럼 계속 몸을 바꾸며 새로웠으면, 누구에게나 추억의 맛으로 여전했으면, 오랫동안 그렇게 있어준다면 충분하다. 차라리 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떡볶이 이모지가 하루빨리 등록되어서 친구에게 이모지 하나로 “떡볶이 고?” 같은 말을 할 수 있는 날이 오는 것이다."

공감 가는 주제 중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주제는 단연코 음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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