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2. 11:21ㆍ책
별일 아닌데 뿌듯합니다 : 사지 않아도 얻고, 버리지 않아도 비우는 제로웨이스트 비건의 삶 ㅣ 이은재 ㅣ 클랩북스
남들한테 피해 주지 않고 내 조그마한 행동으로 많은 이들을 이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게 됐는데 그중 하나가 채식을 하는 것, 그리고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 이 두 가지였고 당연히 완벽하게 하지 못하니 조금씩 신경 쓰면서 하고 있다.
21년 10월4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종교 지도자들을 모아 기후 위기 대응에 합심할 것을 강력하게 호소했었다. "우리는 정원을 물려받았으면서 아이들에게는 사막을 남겨줘서는 안된다.”라고 얘길 했고 모든 인간과 지구 환경은 서로 연결돼 있다며 '상호 존중'을 강조했었다. 이 얘기가 이 책에 들어 있을 줄은 몰랐다.
저자는 제로웨이스트를 하면서 비건으로 가는 내용을 재미있고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넣었는데 나중에는 초고를 다시 쓴 일들을 얘기해준다. '마음은 사고팔 수 없어요' 란 챕터에서는 상당히 진지해진다. 가볍게 다가온 느낌은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었을까. 표지도 귀엽고 제목도 귀여우니 말이다. 쉽게만 볼일이 아닌 게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어려워지니까, 여기에도 더닝 크루거 효과가 작용하는 것 같다.
언제부턴가 부와 관련된 책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난 왜 그런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바닥을 쳐보지 못한 사람은 그 심정을 모를 것이다. 책들에 나오는 내용들은 상당히 효율적이어야 한다. 자신의 핵심 역량 이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돈을 써야 한다. 돈이 돈을 벌게 해야 한다.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임계점을 넘어야 된다 등등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비슷한 것들이 많다. 그래도 한 가지를 꼽자면 '효율'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제로웨이스트나 비건은 이와 반대로 가는 것 같다. 상당히 비효율적인 일일 수 있다. 그래서 가치가 부여되어야 하는 일인 것 같다. 저자는 이를 '골드버그 장치'라고 얘기한다. 동감이다.
INTP라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INTP와 비슷하다면 분명히 잘 해낼 것이다. 무쇠 프라이팬 길들이는데 '어린왕자'의 내용을 가지고 왔다. 내가 좋아 하는 부분인데, 그리고 호박 세개를 구입했는데 세번째 호박 얘기는 쓰질 않았다.
일본 작가 이나가키 에미코는 가전제품을 버리고 마지막으로 냉장고까지 버렸고 전기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였다고 한다. 집에 냉장고가 없었던 시절이 생각났다. 여름에 미지근한 수박을 먹은 기억도 되살아났다.
책에서 나오는 내용들 중 따라 해봐도 될 것들에 대한 리스트를 내일 작성 해봐야겠다. 정말 별일 아닌데 뿌듯함을 느끼면서 지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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