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단상.

2015. 12. 24. 11:08Life goes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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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행복한 아이였을까?

 

한가지 기억에 남는 건 집이 어려워 잠깐 외갓집에 나만 보내졌던 기억 5,

 

엄마가 절대 울지 말고 어른들 말씀 잘 듣고 땡깡 부리지 말고 데리러 올 때까지 얌전히 있으라고 했다.

 

워낙 단호하게 얘기 하니까 싫다고 하지도 못했다.

 

그때 엄마가 당부했던 말과 얼굴이 아주 또렷하게 떠오른다.

 

그래서, 방이 6개가 있는 마당이 큰 2층집인 내게는 정말 큰 그런 집에서 하루 종일 혼자 놀았다.

 

혼자 놀다가 배가 고파도 밥을 달라고 하지 못했다. 밥줄 때 까지 기다리고만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밥 먹을 시간이 되어 애가 없으면 찾던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 뭔가 사정이 있었겠지만,

 

외숙모, 외삼촌, 이모, 사촌누나들 그리고 나와 동갑인 사촌까지 나에게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었다.

 

밤이 되면 아무 방이나 들어가서 잠을 잤다 그리고 아침에 깨기 전 비몽사몽 하던 때에 어렴풋이 이게 우리 집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고

 

우리 집이 였으면 좋겠다. 아니 우리 집일 거야. 라고 계속 생각하면서 잠에서 완전히 깨고 외갓집인걸 알고 눈물이 나던걸 엄마가 울지 말래서

 

울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썼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엄마가 왔고 나를 본 엄마가 보듬어 주면서 소리 없이 우는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난 이 일로 인해 더욱더 의젓해졌다고 생각이 들어 오히려 잘 이겨낸 것에 대해 뿌듯해있었다.

 

훗날 이러한 어린 기억에 대한 부작용은 아직까지 외갓집 식구들이 그냥 좀 싫은 것과 어떤 어려움이 생기면 혼자서 다 해결하려는 정도?인 것 같다.

 

이런 기억이 현재까지의 삶에 얼마 만큼의 장,단점을 만들어 냈는지는 자세히 생각해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당시 내가 외갓집에 맡겨졌던 건 그때 집안 상황에서 엄마,아빠가 최대한 할 수 있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

 

갑자기 어린시절 생각이 나는건 얼마전 뉴스에 나온 여자아이때문이다.

 

이런애들이 상당할꺼란 생각에 너무 가슴아프다.

 

아무리 삶이 어렵고 가난하다고 해도, 자식을 낳아 경제적으로 흡족하게 키워주지 못한다고 해도 사랑을 흠뻑주는건 돈이들지 않는다.

 

애를 낳아보지 못한 나도 아이가 잠들어 있는 모습만 봐도 그리 사랑스러운데,,,

 

어린나이에 그것도 아무것도 모를 나이가 아닌 뭐든 다 느낄 수 있는 나이의 아이가 그린 그림을 보니 너무나 가슴이 미어진다.

 

부디 귀여운 고양이 세 마리와 예쁜 꽃이 많은 그런 집에서 앞으론 행복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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