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생화학무기부터 마약, PTSD까지, 전쟁이 만든 약과 약이 만든 전쟁들 ㅣ 백승만 ㅣ 동아시아

2023. 11. 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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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지난 수백 년간, 전쟁, 질병, 약은 서로 잘 맞물린 세 바퀴처럼 역사를 이끌어 왔다. 무통 분만에 쓰이면서도 2017년 미국에서만 2만 8,000여 명을 중독으로 사망하게 한 펜타닐, 제국주의 시절 아프리카 탐험가에게 지급된 기생충 약, 제2차 세계대전 중 개발된 페니실린, 병사들의 전투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된 마약류 각성제는 단순한 우연의 산물이 아니었다. 남북전쟁 당시 진통제로 더없이 소중하게 쓰인 모르핀의 원료, 아편은 아편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으며, 제1차 세계대전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간 스페인 독감은 역설적으로 제1차 세계대전을 종식하는 데 일조했다. 미국의 한 여성은 바닥에 떨어진 지폐를 줍고 왜 온몸이 마비되었을까? 교향을 선출하는 자리에서 추기경들이 왜 하나둘 죽어갔을까? 검은 비닐봉지와 우산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왜 도쿄 지하철이 마비되었을까? 가미카제 특공대는 왜 비행 직전 일왕이 건넨 차를 마신 걸까?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미군은 왜 아군 기지를 폭격했을까? 1분 만에 수강 신청이 마감되는 인기 강의 교수이자 약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다소 자극적이지만 갖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곁들여, 아편부터 펜타닐까지, 메스암페타민부터 ADHD 치료제까지, 피조스티그민부터 PTSD 치료제까지, 약의 관점에서 역사의 그림자와 일상의 기원에 대해 서술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수많은 전쟁, 질병, 의약품, 인물은 역사에서 미친 존재감을 자랑할 것이다. 이들이 펼치는 기나긴 악연의 역사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저자
백승만
출판
동아시아
출판일
2022.09.13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생화학무기부터 마약, PTSD까지, 전쟁이 만든 약과 약이 만든 전쟁들 ㅣ 백승만 ㅣ 동아시아

 

전쟁은 의학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전쟁 중에 만들어진 생화학무기부터 군인들의 부상, 전염병, 영양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이 개발되었고 마약과 같은 약물 또한 개발되었다. 단순히 전쟁으로 인해 개발되었다기 보다 식민지 쟁탈 시절 그 이전부터 현재의 코로나 상황까지 범위가 넓다. 각 시절에 만들어진 약물들을 쫓아가보는 여정이다.

그 시대를 살면서 정말 방법이 없고 몰라서 어쩔 수 없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아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일들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스페인 독감에 할애되는 부분이 큰데 이는 너무 당연한 것 같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차이도 몰랐을 시절부터 시작을 하니까, 그 이후로도 각고의 노력 끝에 해법을 찾긴 했지만, 90년 전 시체의 조직을 통해 유전자를 확보해서 해결했다는 사실은 놀랍기도 하고 끔찍하기도 하다. 그 바이러스는 이후에도 언제든지 발현될 수 있으니까. 카뮈의 페스트에 나온 구절이 생각난다.

"우리가 박테리아를 압도할 수 있는 시기는 그리 길지 않을 듯하다. 페니실린이 상용화된 직후 내성균이 보고되었으며, 그 내성균을 무찌를 수 있는 다른 항생제가 도입된 직후 다시 내성균이 보고되었다. 내성균의 출현 시기는 점차 빨라지고 있으며, 다양한 약제에 내성을 가지는 다제 내성균의 등장도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다. 정작 노벨상을 수상한 플레밍도 1945년의 수상 강연에서 항생제 내성이 생길 경우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나올 신약도 모든 균과 바이러스를 차단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항생제 사용도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항생제 사용 비율이 상당히 높다. 물론 병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어 그렇지만, 평생 먹는 항생제 양은 정해져있어 아껴먹으라고 한다.

어렸을 때 본 영화 '람보'는 안 그랬는데, 작년에 다시 본 '람보'는 너무 우울하고 심각한 영화였다. PTSD의 심각성은 엄청나다. 전쟁에서 이기려고 각성 상태를 만들고 그 각성 상태로 인해 더욱더 큰 정신적 피해를 가져왔다.

"모든 약은 독이고, 독은 약이다." 이 말이 자주 나오는데, 서두에 합리적인 설계를 통해 개발된 약보다는 특별한 계기에 의해 개발된 약이 훨씬 더 많다고 한다.

역사책 보는 느낌이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는 역사책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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