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3. 11:57ㆍ책
도파민네이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ㅣ 애나 렘키 ㅣ 김두완 ㅣ 흐름출판
19년도에 엄마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했다. 평생 아파도 아프단 소리를 한 적이 거의 없는데 수술 후 수개월이 지나도 고통이 끔찍했나 보다. 지켜보고 있는 나도 어쩔 줄을 몰랐으니 말이다. 그때 병원에서 처방해 준 진통제 패치가 있었는데 그게 펜타닐이었다. 그때는 너무 아파하니 그 패치를 어쩔 수 없이 썼었지만 나중에 관련된 것들을 알고 나니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무시무시한 약이란 걸 알았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사망률 1위가 이것 때문이고 20년도 기준으로는 하루에 175명이 과다 남용으로 숨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성분이 뇌에 작용해 도파민을 분비시키고 그 도파민이 수용체에 결합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면 항상성이 작용하여 도파민을 억제시킨다. 음주나 흡연에 의한 도파민 분비도 쾌감이 상승하면 뇌는 그 쾌감을 줄이기 위해 도파민 분비를 억제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뇌는 쾌락과 고통을 같은 영역에서 처리하며 대립의 메커니즘을 통해 기능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래서 쾌락과 고통은 저울처럼 서로 맞은편에 놓인 추와 같이 작동한다고 한다.
단순히 약물이나 알코올 등으로 예를 들지만 이외에 우리 주위에는 엄청나게 많은 중독 거리가 널려있다. 생각 없이 보는 소셜이나 OTT 등도 이런 영역이고, 사실 거의 모든 비즈니스 자체가 중독 비즈니스가 아닌가. 그래서 쾌락과 고통의 밸런스를 잘 맞출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과해서도 안되고 부족해서도 안되며 상당히 절제가 필요한 상황도 있을 수 있다. 멀리 간만큼 되돌아오는 길도 멀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책에서는 본인의 문제도 고백하고 환자의 사례들을 통해서 설명을 한다. 해결법은 당연해 보이지만 그 당연한 걸 잘 못하는 게, 우선 나부터 그런 것 같다.
"여러분도 주어진 삶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 피하려고 하는 대상으로부터 도망치지 말고, 그 자리에 멈춰서 방향을 바꾸어 그것을 마주하길 바란다. 거기에 다가가길 권한다. 이렇게 하면 세상은 굳이 도망갈 필요 없는 아주 멋지고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로 당신 앞에 나타날 것이다. 세상은 관심을 기울일 가치가 있는 무언가가 될 것이다. 균형을 찾아 유지함으로써 얻어지는 보상은 즉각적이지도 않고 영원하지도 않다. 보상을 얻으려면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앞에 무엇이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기꺼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당장 영양가 없어 보이는 지금의 행동들이 실제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축적되고, 이것이 미래의 언젠가 나타날 거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현재는 내가 아는 것보다 말도 안 되게 복잡한 의학 기술들이 있고 또 계속 발전하고 있으니 이런 중독적인 부분들, 중독이 된 메모리를 리셋 시킬 수 있는 치료법이 등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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