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 낙인과 혐오를 넘어 이해와 공존으로 ㅣ 나종호 ㅣ 아몬드

2023. 11. 2.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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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사람 책’을 대여해주는 사람 도서관에서는 내가 ‘빌린’ 사람과 30분 동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소수 인종부터 에이즈 환자, 이민자, 조현병 환자, 노숙자, 트랜스젠더, 실직자 등 다양한 사람이 그들의 값진 시간을 자원한 덕에 이 도서관은 유지된다. 타인을 향한 낙인과 편견, 혐오를 완화하고 이해와 존중,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이제 전 세계 80여 개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뒤, 자살 예방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픈 생각에 정신과 의사로 전향한 예일대학교 나종호 교수는 첫 책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에서 사람 도서관 ‘사서’를 자처한다. 저자는 마치 사람 도서관처럼 자신의 환자들과 다른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 책에는 저자가 미국 메이요 클리닉과 뉴욕대학교 레지던트를 거쳐 예일대에서 중독 정신과 전임의(펠로우)를 하는 동안 만난 다양한 환자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말 그대로 인종도, 성별도, 나이도, 직업도, 성 정체성도 제각각이다. 공통점은 모두 사회적 약자이자 소수자라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대신해 들려주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야기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신과 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대중의 낙인과 편견을 가장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낙인이나 차별의 대상이 되는 집단 구성원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라고 말한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삶의 많은 문제는 사람을 향한 오해와 낙인 그리고 혐오에서 온다. 심리적 문제를 앓고 있는 사람들, 소수 인종, 성소수자. 이들에 대한 오해만 걷어내도 우리 삶은 자유로울 것”이라며 “이 책이 우리에게 그런 자유를 맛보게 해준다”는 추천사로 일독을 권했다.
저자
나종호
출판
아몬드
출판일
2022.05.27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 낙인과 혐오를 넘어 이해와 공존으로 ㅣ 나종호 ㅣ 아몬드

 

사람 도서관(Human Library)이라고 한다. 내가 보고 싶은 책을 고르면 책 대신 사람이 나온다. 여기서 대여할 수 있는 책은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서고 한편에 있는 책(사람)들이다. 책을 읽으면 저자의 지식과 감정 그리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그의 도서관 서고 한편에 어떤 내용의 책들이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읽어나갈수록 눈시울이 뜨거워져 혼났다. 『참 괜찮은 태도』를 봤을 때와 다른 듯 비슷한 감정들이 올라왔다.

'공감'이란 단어를 계속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공감'은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일 수도 그리고 손해일 수도 있는 그런 오묘함이 있다. 저자는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사람에게 공감이 가능할까라는 의문과 사람은 경험한 만큼만 공감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서고 한편의 책들 때문에 그 생각을 넘어설 수 있었다.

'극단적 선택'이란 표현에 대해서 얘기한다. 관련해서 주저리주저리 적다가 지웠다. 나도 이런 표현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게 선택인가, 선택지가 하나도 남지 않았던 사람들이었는데, 결국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끝까지 버리지 못한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미국에서 자살 고위험군은 전역한 군인들인데 자살률이 미국 전체 인구 자살률 대비 두 배에 가까운 숫자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자살률은 미국 전역 군인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리고 항우울제 처방률은 최저 수준이다. 한국은 정신과 치료에 대한 편견, 낙인을 없애는 일이 절실하다고 얘기한다.

페이지 수가 적은 책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정신역동이론 중 ‘분열’이라는 방어기제는 세상을 흑백으로 나누어 생각하게 만든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이를 흑백 논리 또는 이분법적 논리라고 부른다. 이분법은 복잡한 상황을 쉽고 간단하게 정리하기에 매혹적이다. 그러나 정리 이외의 다른 역할은 없다. 우리 아니면 남, 내 편 아니면 적,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 속에 중간 지대나 공생, 상생은 없다. 나와 다른 사람을 배척하고, 상대방의 권리를 찾는 것이 곧 내 권리를 빼앗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회, 즉 분열의 사회는 양측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공감의 기저에는 더 높은 수준의 컴패션이 존재한다. 이는 타인을 향한 단순한 관심이나 호기심 이상의 가치이며 타인이 진심으로 잘 되기를 바라는 욕구와 헌신에서 비롯된다. 타인의 고통을 더 잘 이해할수록 그 고통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싶을 것이다. 또 타인의 말에 더 열심히 귀 기울일수록 우리 각자가 겉으로는 달라 보이지만 실은 얼마나 비슷하고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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