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4. 13:55ㆍ책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ㅣ 벤자민 프랭클린 ㅣ 강주현 ㅣ 현대지성
코로나 때문에 미각이 사라졌다.
후각도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아프기 전에 몸에 대한 고마움을 느껴야 하는데 이변이 없으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니 그게 문제다.
매번 이렇게 느끼고도 아마 또 반복하지 싶다.
먹어도 맛이 나질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나는, 먹을 걸 못 먹는 사람보다 낫지 않나 하는 생각 같지도 않은 생각보다는 이제 끔 아무 고마움 없이 미각을 느끼고 살았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게 먼저일 것 같다.
얼마 전 읽은 김형석 교수의 책에서 자서전 얘기가 나와 아주 짧은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본 적은 있지만 진지하게 본 적은 없어서 보기 시작했다.
아들에게 들려주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프랭클린은 삶을 돌이켜 봤을 때 크나큰 행복을 누렸다고 한다.
그래서 삶을 다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처음부터 같은 삶을 살겠노라고, 하지만 삶을 다시 사는 일은 허락되지 않기에 삶을 회고하는 것도 다시 사는 것에 버금가는 일이라 생각해 그 회고를 오랫동안 유지하고자 기록으로 남겨둔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해 용돈이 생기면 책을 사서 읽고 다 읽은 책을 팔아 또 책을 사서 읽는 것으로 책을 봤는데 더 좋은 책을 많이 읽지 못하는 게 내내 아쉬웠다고 한다.
대니얼 디포의 '경제, 사회 개혁론' 코튼 매더의 '선행론'은 자신의 사고방식을 바꿔놓았다고 한다.
이후 인쇄소 도제 시절에 서적상 도제들과 친해져 서적 상의 책들을 빌려 읽는데 다음날 가져다 놔야 하기 때문에 밤새 책을 읽었다고 한다.
글쓰기의 경우는 '스펙테이터'라는 이상한 잡지의 기사를 활용해서 시로 바꿔보고 다시 산문으로 바꿔쓰는 이런 훈련들을 통해서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을 배웠고 결함을 고쳐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소크라테스의 논쟁 법에 완전히 매료됐다고 한다.
채식을 실천하기도 하고 버넌의 돈에 손을 댄 것, 그리고 리드 양에 대한 태만은 살면서 저지른 큰 잘못이라고 하는데 나중에 다 바로잡았다.
성품의 중요함을 강조했고, 했던 일이 잘 된 건 겸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의 내 생각은 삶을 회고해 보기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고 항상 모든 일에 복기를 해보는 탓에 다시 생각해 보는 기간은 과거 1년 정도로 반복되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내 전체의 삶을 복기해 보고자 한다.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가기 싫은데, 기억을 되돌려서 프랭클린처럼 크나큰 행복을 느낀 삶이 될 수 있도록 재구성해 봐야 할 것 같다.
코로나에 걸리면 머리가 많이 아픈가. 어쩌면 머리가 터질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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