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4. 14:05ㆍ책
참 괜찮은 태도 : 15년 동안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배운 삶의 의미 ㅣ 박지현 ㅣ 메이븐
Prologue에 산모를 취재하다 경이로운 순간을 맞이한 것부터 시작이 되는데 책을 쓴 이유가 고맙게 느껴진다.
"혹시 길을 헤매고 있거나 자신이 너무 싫어 못 견디겠다거나 위로가 필요한데 마음 둘 곳이 없어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삶들 가운데 그 어떤 것이든 당신이 읽고선 힘을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한다.
눈물이 왈칵 나온다는 표현을 느끼고 싶으면 주저 없이 이 책을 보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왈칵을 느끼려면 일단, 정신적으로는 위로가 필요 없고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잘 해낼 거라는 다짐을 매일매일 반복적으로 하면서 한순간도 쓰러져 있지 않은 채로 힘내고 있는 상태면 그 왈칵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가수 이적의 어머니인 박혜란 작가 얘기도 책에 있는데 문득 어렸을 때 생각이 났다.
초등학교 때 끝났는데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친구들은 엄마가 우산을 가지고 오거나 한 개로 같이 쓰거나 했고 난 그렇게 집에 가는 친구들을 보고 하늘 한번 보고 한참 서 있었다.
학교에서 집까지는 걸어서 한 15분 정도 되는데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냥 비를 맞고 뛰어갔다.
그땐 왜 친구들한테 우산같이 쓰자는 말을 안 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엄청 빨리 뛰어서 집에 도착했고 숨이 턱 끝까지 차서 신발도 안 벗고 누워서 헥헥 거리고 있었다.
집에 엄마가 있었는데 엄마는 나를 보더니 우산을 하나를 가지고 왔다.
왜 우산을 가지고 올까 했는데 엄마가 나한테 "누나 학교 끝나기 전에 빨리 이 우산, 누나 가져다줘 비 맞으니까."
그래서 알았다고 했다.
내 우산이랑 누나 우산 이렇게 두 개를 챙겨서 다시 학교로 가는데 난 이미 비를 맞았기 때문에 우산을 쓰진 않았고 장화를 신었기 때문에 물이 고여 있는 곳만 찾아 첨벙대면서 다시 학교로 누나한테 우산으로 주러 갔었다.
왜 나는 엄마가 우산 가지고 안 온 게 안 섭섭하고 누나한테 우산을 갖다주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을까.
그리고 섭섭함은 지금도 없다.
실컷 울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보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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