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4)
-
디디의 우산 | 황정은 | 창비
디디의 우산 넓고 탄탄한 독자층을 형성한 동시에 평단의 확고한 지지를 받으며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한 황정은의 연작소설 『디디의 우산』. 《d》라는 제목으로 다시 선보이는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웃는 남자》, 《문학3》 웹 연재 시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를 묶은 소설집이다. 2014년 세월호참사와 2016~17년 촛불혁명이라는 사회적 격변을 배경에 두고 개인의 일상 속에서 혁명의 새로운 의미를 탐구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어릴 적 친구인 도도와 재회한 디디. 지난 시절 도도에게 빌린 우산을 돌려주지 못했던 기억을 계기로 친밀해진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저자의 단편 《디디의 우산》에서 비롯된 작품 《d》에서 디디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는다. 이번..
2023.11.24 -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ㅣ 조수경 ㅣ 한겨레출판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조수경의 첫 장편소설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죽음까지 선택할 수 있는 삶은 한 개인의 생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이 작품은 안락사가 합법화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안락사라는 소재를 통해 진정 안락한 삶에 대해 고민한다. 그리고 마음의 병으로 삶이 회복 불가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고통스러운 삶을 끝내는 죽음이 아닌, 보다 나은 삶으로 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오랫동안 방에 틀어박혀 우울을 견디며 살아온 서우. 마음의 병으로 말까지 잃은 서우는 결국 엄마를 설득해 안락사를 진행시켜주는 센터에 입소한다. 센터에서 내린 처방은 한 달. 그 기..
2023.11.03 -
목마른 야채 ㅣ 김은주 ㅣ 믄믄
목마른 야채 ㅣ 김은주 ㅣ 믄믄 시간이 가면 어른은 아이가 되려 하고 아이는 어른이 되려고 한다. 어른은 그냥 아이가 되어가지만 아이는 어른이 되는 길이 그리 쉽지 않다. 가슴 아픈 사실은 노력을 해야 아이는 어른이 되는 건데 그렇지 않고 이미 어른이 된 아이다. 선우는 먹고 싶은 게 있어도 아빠가 미안하다고 할까 봐 생각만 한다.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먹고 싶은건 할머니가 해줬던 몸통이 크고 두툼한 생선구이,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아 구름을 품에 안은 것처럼 따듯해지는, 그리고 먹고 나면 키가 훌쩍 자란 기분이 드는 그 생선구이가 먹고 싶었다. 가뜩이나 키도 작으니 더 먹고 싶었겠다. 타 큰 어른들은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선우한테 그 생선구이를 해주고 싶어 진심으로 여러 생선들을 구웠는데 선우가 그때..
2023.11.02 -
눈부신 안부 ㅣ 백수린 ㅣ 문학동네
눈부신 안부 발표하는 작품마다 흔들림 없는 기량을 보여주며 평단과 독자의 신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소설가 백수린의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가 출간되었다. 2011년 데뷔한 이래 세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중편소설, 짧은 소설들과 산문을 발표하는 동안 조급해하지 않고 장편의 그릇에 담고 싶은 이야기를 기다린 그가 등단 12년 만에 펴내는 첫 장편소설인 만큼 이 작품의 탄생이 더욱 반갑고 귀하다. 『눈부신 안부』는 2021년 봄부터 2022년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이토록 아름다운’이라는 제목으로 절찬리에 연재되었다. 작가는 특유의 성실하고 꼼꼼한 소설쓰기로 연재와 개고에 임한 끝에 지극히 완성도 높고 아름다운 첫 장편을 자신의 이력에 추가하게 되었다. 백수린은 첫 소설집 『폴링 인 폴』에서 일찍이 “..
2023.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