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26. 01:44ㆍ영화
답답함을 너무나 잘 표현해 내서 스킵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그 답답함은 영화를 보는 사람과 이치코가 같이 이겨내야 결말이 난다.
영화의 색감도 그렇고 이치코의 머리도 그렇다.
박스티도 그렇고 바지도 그렇고
분명 눅눅할게 뻔한데 비오는 장면에서는 전혀 시원해 보이지도 않는다.
배경음악이 나오지 않으려면 화면이 상당히 투박해져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뭔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할 때부터 음악이 나오기 시작한다.
서른 살 넘도록 일을 해본 적은 없고 부모님 도시락 가게에서 일을 도와준 게 전부이니 누가 그녀에게 세상을 알려준 적도 없고 그녀 또한 세상을 알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
진작에 독립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 또한 이치코의 문제로 생각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일찍 독립이 됐다면 보다 빨리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성숙함이 있었을 텐데 그러기엔 너무 늦어져버렸고 모든 걸 한 번에 다 감당해야 하는 상황까지 되어버렸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도 모르겠는 복싱으로 이치코의 내면이 분출이 되는데 시작도 끝도 좋다.
영화의 제목처럼 이치코는 스스로를 하찮게 생각한다.
얼마나 하찮게 생각했는지 그걸 보여주는 장면을 보는게 다소 불편했다.
결국 본인이 원한것 처럼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해도 이미 과정 속에 충분히 성숙해진 것 같다.
많은 복싱영화가 있지만, 이치코의 표정만은 복싱 영화 중에 최고인 것 같다.
사람은 왜 아픈걸 경험을 해야 아픈 줄 알까.
이런 사실들이 좀 서글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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