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2. 11:42ㆍ영화
유브 갓 메일은 '서점' 이었지만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는 이젠 찾아보기도 힘든 '레코드샵'이다.
거의 한순간에 사라져간, 당시 누구에게나 추억의 장소일 것이다.
요즘 작은 책방들은 점점 태어나고 있어 다행인데 아마도 레코드샵은 다시 태어나지 않을 것 같다.
영화나 책도 그렇지만 음악은, 특히나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 각인이 되기 쉬운 것 같다.
그 짧은 순간이 가져다줄 수 있는 추억도 말이다.
아마 책이나 영화는 다시 한번 충만하게 느끼기에는 다소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음악은 길어야 잠깐 쉬는 정도의 시간이라서 더욱더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더 자주 많이 꺼내볼 수도 있을 것 같고 심지어 현재는 언제든지 찾아서 다시 들을 수도 있고, 멜로디 만으로도 어떤 곡이었는지 알 수 있으니 더할 나위가 없다.
요즘 들어 한 가지 아쉬운 건, 길 가다 들리는 음악이 없어졌다.
그 음악이 들리면 어떤 음악인지 생각 해내고 끝내 알아냈을 때의 그 쾌감 같은 건 이제 더더욱 없겠지.
편지보다 더 강력하게 대체할 수 있는 게 나만의 음악 패키지를 만드는 일이었는데 이젠 그런 것도 없고 많은 낭만적인 것들이 생겼지만 또 그만큼 없어진 것 같다.
그때의 두근 거림도 가끔 생각이 난다.
좋아하는 노래들을 생각하는 시간, 녹음해서 줄 사람에 대한 생각, 그 테입에 내 마음을 담아야 할 시간 등 많은 것들이 들어있는 의미 있는 물건이었다.
이런 것들을 지금은 공유할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그렇게 활용이 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가지고 있지만 그걸 누구한테 '나의 마음을 담았어' 했었던 적은 없으니까.
영화에서는 Top 5 음악이 어떤 건지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하기 보다 직접 녹음을 해주는 게 낫겠다고 얘길 한다.
이때 롭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이다.
오랜 연인이 있다면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만한 얘기들로 꾸며지고 상당히 좋은 음악들과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의 코믹함까지 더해 괜찮다.
너무 오랜만에 다시 보는 영화라 다들 반가웠지만, 캐서린 제타 존스 와 팀 로빈슨은 더욱더 반갑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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