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ㅣ 류이치 사카모토 ㅣ 황국영 ㅣ 위즈덤하우스

2023. 11. 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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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동시 출간! 방탄소년단 슈가, 윤상, 이준오(캐스커), 정세랑, 정재일, 황소윤, 허우 샤오시엔 추천 “세상은 소리로 가득 차 있고 그 소리들이 모이면 음악이 된다는 걸 알려주신 선생님” _방탄소년단 슈가(SUGA)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활동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전하는 이야기. 2020년, 암의 재발과 전이로 인해 치료를 받더라도 5년 이상 생존율은 50퍼센트라는 진단을 받고서 시간의 유한함에 직면하게 된 류이치 사카모토.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는 그런 그가 삶의 마지막 고비에서 되돌아본 인생과 예술, 우정과 사랑, 자연과 철학, 그리고 시간을 뛰어넘어 오래도록 기억될 그의 음악과 깊은 사유에 관한 기록이다. 여러 차례 암 수술을 받고 암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암과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고 담담히 당시의 상황을 전하며 시작되는 이야기는 그간의 음악적 여정을 따라 흘러가되, 때때로 시간의 틀에서 벗어나 그의 세계관과 철학이 엿보이는 깊고 자유로운 사유와 담론으로 이어지며, 2023년 1월 발매된 그의 마지막 오리지널 앨범 《12》에 대한 에피소드로 끝맺는다. 그리고 그가 글의 마지막에 남긴 “Ars longa, vita brevis.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라는 문장은 결국 그의 유언이 되었다. 2022년 7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일본의 문예지 《신초》에 연재된 칼럼을 엮은 책으로 2023년 6월 말,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에서 동시 출간되었다. 책의 특별부록으로 류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 순간을 그린 글과 유족이 전한 류이치 사카모토의 일기 일부가 수록되었다.
저자
사카모토 류이치
출판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23.06.28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ㅣ 류이치 사카모토 ㅣ 황국영 ㅣ 위즈덤하우스

 

대수술을 받고 많이 지친 그가 병실에서 불현듯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다고 한다. 이건 그가 음악을 맡았던 베르톨루치의 영화 <마지막 사랑>의 마지막에 등장한 내레이션처럼 읊조리던 말의 일부였다.

'자신이 언제 죽을지도 모르니 우리는 인생을,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생각하고 만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은 무한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극히 적은 횟수밖에 일어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어린 시절의 그 오후를, 앞으로 몇 번 떠올릴까? 그것이 없었다면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되었을지도 모를 정도로 깊은 곳에서, 지금의 자신의 일부가 된 그 오후마저. 아마 앞으로 네 번, 혹은 다섯 번일 것이다. 아니, 더 적을지도 모른다. 보름달이 뜨는 것을 보는 일은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있을까. 아마 스무 번이려나. 그리고, 그럼에도, 무한한 횟수가 있다는 듯 생각한다.'

그는 스스로 완화 케어를 진행했고 Funeral playlist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생애를 마치기 전날, 병실 벽에 걸린 그림은 《12》앨범을 위해 이우환 선생이 그린 원화로 교체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 71세로 생애를 마쳤다.

"뻔한 말이지만 역시 괴로울 때야말로 사랑에 구원 받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보면 저라는 인간은 그야말로 주위 어른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존재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에서도 언급했듯 제 인생의 방향을 결정지어준 은인 두 사람을 꼽는다면 오시마 나기사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일 것입니다. <전장의 크리스마스>에 배우로 섭외해준 오시마 씨에게 젊었던 저는 "음악도 저한테 맡겨주시면 할게요"라는 건방진 말을 했었죠. 지금이야 이렇게 수많은 영화의 음악을 만들고 있지만 그 첫걸음은<전장의 크리스마스>였습니다. 게다가 이 작품이 칸 영화제에 출품된 덕에 영화제 파티장에서 오시마 씨를 통해 베르톨루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베르톨루치는 <전장의 크리스마스>속 데이비드 보위와 저의 포옹 장면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러브 신 중 하나라고 극찬했고 몇 년 뒤, 당시 파티장에서 자신이 구상 중인 작품이라며 열변하던 <마지막 황제>의 음악을 제게 의뢰해주었습니다. 2주일 안에 전곡을 완성하라는 말도 안 되는 주문을 했지만, 어떻게든 그의 명령에 따르려고 했던 결과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는 음악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원하는 만큼 한 것 같다. 이런 것들로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 생각했고, 환경에 관한 운동, 지진 재해 후 활동도 그렇게 실천했다. Ryuichi Sakamoto and Illia Bondarenko <Piece for Illia>이 곡을 들었을 때 한참 동안이나 여운이 가시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세상을 살다간 흔적을 어떻게 남겨야 될지 고민했던 때가 있었다. 물론 그 고민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고 다른 고민들로 항상 덮여 잊을만하면 한 번씩 생각해 보게 되는 생각할 리스트의 단골 주제가 되어버렸다. 이 책을 보며 그는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됐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살다간 현재 그의 흔적은 말도 못 하게 많기도 하지만 특히나, 많은 이들에게 예술적 감각을 깨울 수 있는 동기를 영원토록 제공한다는 점이 너무나 대단한 것 같다.

동시대에 살아 그 감각을 줄곧 느끼게 해준 그에게 너무 감사하다.

Ars longa, vita brev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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