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미건조한 오트밀에 레몬식초 2큰술을 더한 하루 ㅣ 타라 미치코 ㅣ 김지혜 ㅣ 더난출판사

2023. 11. 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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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미건조한 오트밀에 레몬식초 2큰술을 더한 하루
이보다 더 완벽한 ‘홀로 라이프’는 없다 “요리 레시피를 배우고 싶어요.” “보고 있으면 왠지 힘이 납니다.” “우리 할머니가 생각나요.” “오래오래 살아주세요.” 감탄, 공감, 응원, 소망, 희망의 댓글이 끊이지 않는 유튜브 채널. 세계적인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85세의 나이에 처음 시작한 일본의 〈Earth 할머니 채널〉이다. 1934년생으로 올해 88세를 맞이하는 주인공 타라 미치코의 영상이 어떻게 15만 구독자에 누적 조회 수 1500만 회를 넘어섰을까? 영상을 들여다보면 딱히 특별한 것이 없다. 90세의 최고령 게임 유튜버처럼 특이한 이력으로 활동하지도 않는다.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거나 지식을 뽐내거나 특별한 요리 레시피가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저 55년째 살고 있는 임대아파트 여기저기를 보여주고,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를 해 먹는 모습, 예쁜 그릇에 담은 점심 한 상, 아파트 화단에서 꺾어 와 창가에 놓아둔 들꽃 등 화면 너머에는 소소한 일상이 펼쳐질 뿐이다. 언뜻 보면 여느 집과 다름없게 느껴질 법한 광경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짧지 않은 영상을 끝까지 시청하고 댓글까지 남기며 감동하는 것일까? 그 공간에는 한 사람의 삶 전체가 온전히, 켜켜이 쌓아온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나기 때문이다. 오래된 물건에는 스토리가 쌓이게 마련이듯이, 물 끓이는 주전자 하나, 전화기를 덮은 천 조각 하나조차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
타라 미치코
출판
더난출판
출판일
2023.01.20

무미건조한 오트밀에 레몬식초 2큰술을 더한 하루 ㅣ 타라 미치코 ㅣ 김지혜 ㅣ 더난출판사

 

"저는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노력하고 나만의 속도를 유지하며 살아가려고 했어요. 언제나 '즐기지 않으면 손해'라는 마음가짐으로 살기에 힘들 때도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몰라요. 돌아보면 항상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집안 사진들, 음식 사진들이 들어있는데 전체적으로 힘이 빠져있다. 뭐하나 강하게 자기주장이라 할 것도 없고 말하고 싶어 하지 않고 겸손해 보인다. 하지만 충분한 영양을 줄 수 있는 자신감이 들어차있어 보였다. 그렇게 힘을 빼내기까지의 시간들을 이 에세이로 잘 담아낸 것 같다.

혼자 있는 것이 좋다고 한다. 아들이 걱정되어 같이 살자고 했지만 며느리가 불편해할 것 같고 무엇보다 가족이 적당한 거리에 있어야 더욱더 돈독해 진다고 한다. 얼마 전에 읽은 이근후 교수가 쓴 책을 다시 보는 느낌이 들 만큼 아주 괜찮은 어른이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책 제목에 나오는 오트밀은 현재의 식사고 레몬식초는 자기 전에 마실 수 있도록 만들어 놓는다고 한다. 매번 등장하는 건강 비법은 효과가 있겠다고 생각이 되면 적극적으로 시도해 보는데 같은 방법을 너무 오래 지속하면 오히려 효과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을 해서 그렇다고 한다. 루틴은 있지만 언제든 좋은 게 생기면 바꿀 수 있는 마음이 삶의 태도 중에 하나인 것이다. 그러니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 느낌이다.

나도 할머니가 하는 것 중에 두 가지는 따라 해보고 싶다. 하나는 스크랩북을 만들어서 여행지 팸플릿이나 미술관, 영화관 등의 입장권 기차표나 비행기표 등등 붙여놓는 노트를 한번 만들어봐야겠다. 서랍에 아무렇게나 있는데 사진을 찍어놓고 다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그러면 추억도 같이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러질 못했는데 노트에 붙여놓는 걸로 정리하면 좋을 것 같다. 또 하나는 나무트레이를 써보는 것이다. 딱 그만한 나무트레이 안에서만 음식이 있을 수 있다면 더 이상의 욕심도 생겨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 느껴지니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이 피부로 와 닿아요. 하지만 나이는 어쩔 수 없으니 고민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을 즐기자"는 것이 제 삶의 태도랍니다. 게다가 나이 드는 것이 조금 기대되기도 해요."

힘을 더 빼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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