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 당부 : 마지막까지 삶의 주인이기를 바라는 어느 치매 환자의 고백 | 웬디 미첼 | 문예춘추사

2024. 1. 2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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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 당부
『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의 저자가 세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쓴 『생의 마지막 당부』는 ‘존엄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2014년 조기 발병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은 저자는 이후 10여 년간 자신의 진행성 질환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여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노력해왔다. 그리고 치매로 인한 인식 장애가 점점 더 심해지면서, “가장자리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 느껴지면서” 자신의 마지막으로 관심을 돌려 ‘죽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흔히 품는 질문은 이렇다고 한다. 죽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육체적으로 많이 고통스러울까? 죽으면 그 고통에서 해방될까? 지금까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과 임종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매 환자인 저자는 이 질문을 마음에 품고 이 책을 준비했다. 그리고 이 의문을 갖는 일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죽음에 관한 다양한 관점의 대화를 나누었다. 여기서 저자의 입장은 명확하다. “나는 치매는 물론 죽음도 두렵지 않다. 내 말의 요지는, 다른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여 지금의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사는 것보다 죽음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1장은 죽음에 대한 대화이고, 2장은 임종 돌봄에 관한 대화이다. 그리고 3장은 치료 거부에 관한 대화이며, 4장은 조력 사망에 관한 대화이다. 그리고 마지막 5장은 삶에 대한 대화다. 치매 환자로 10여 년을 살아온 저자의 마지막 당부는 죽음에 대한 ‘대화’다. 평소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할수록 삶도, 죽음도 편안해진다는 것이다. 존엄한 삶과 존엄한 마지막을 향한 저자의 분투, 그녀의 뜨거운 고백이 절절한 이 책은 사실상 우리 모두의 현재를 위한 선물이기도 하다.
저자
웬디 미첼
출판
문예춘추사
출판일
2023.12.30

생의 마지막 당부 : 마지막까지 삶의 주인이기를 바라는 어느 치매 환자의 고백 | 웬디 미첼 | 문예춘추사

관련된 주제의 책을 아주 여러 권 봤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노후준비를 이런 식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수많은 금융회사들이 말하고 있는 노후준비의 여러 가지 체크포인트들 중에 단 하나도 비슷한 것이 없는 노후준비 과정인 것 같다.

“사람은 두 번 산다. 삶이 한 번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 두 번째 삶이 시작된다."라는 공자의 말이 눈에 들어온다. 인생에서 어떠한 큰 계기가 있으면 더욱더 와닿는 말일 것이다. 저자인 웬디 미첼이 조기 발병 치매 진단을 받은 후 쓴 책이다.

죽음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하는 이유, 임종 돌봄에 관한, 치료 거부에 관한, 그리고 조력 사망에 관한 내용인데 인터뷰까지 더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와있다. 저자가 치매라서 한정적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은, 질병으로 인해 정신은 또렷하고 몸은 상당히 불편한 사람과 치매로 정신은 온전치 못하지만 몸은 괜찮은 상태, 이 둘 중에 뭐가 낫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조력 사망에 대해서는 완화 치료가 누구에게나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게 해줄 수는 없을 것 같다. 얼마 전에 국내에서 조력 존엄사 관련 뉴스가 하나 있었는데 어떻게 진행될지 의문이다. 미국의 경우 조력 사망 법이 없는 주에 거주하는 암 환자들은 자발적으로 식음을 전폐하는 결정을 내린 후 배고픔을 느끼지 않도록 진정제를 복용 시킨다고 한다. 결국 사망원인이 단식이기 때문인 것이다. 물론 이렇게 진행하는 게 절대 쉽지 않고 여러 가지 조건과 결정 등 상당히 많은 장치와 기준이 있다. 연명치료를 거부하면 죽을 날만 기다려야 한다. 조금 더 나은 나로 살 수 있을 때 죽는 걸 결정하는 일을 과연 누가 해야 하는 건가.

잘 참고 읽어나갔는데 에필로그 보고 눈물이 좀 났다. 어느 한 특별한 사람의 얘기가 아닌 누구나가 될 수 있는 얘기라 감정이입이 됐었나 보다. 너무 먼발치의 계획은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당장 연간 계획도 내게는 큰 의미가 없다. 그저 해왔던 것처럼 하면 될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을 계획하는 건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중간에 바뀔지언정, 그렇게 해놔야 앞으로 삶의 방향을 조금 더 구체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다시 강조하지만, 나는 치매는 물론 죽음도 두렵지 않았다. 내 말의 요지는 나 개인으로서는 다른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여 지금의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사는 것보다 죽음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인생에 대한 강한 집착을 놓을 때, 손가락을 조금 펼치고 그 사이로 시간이 모래처럼 빠져나가는 것이 더 끈질기게 느껴질 때가 되면, 두려움이 없어진다.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일이 더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통제는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항상 그랬다)는 것을 보다 직관적으로 알게 된다. 그리고 바로 그때 정말로 부지런하게 삶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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