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8. 17:03ㆍ책
5000년의 부 | 조지 사무엘 클레이슨 | 스노우폭스북스
난 돈을 버는 재주는 없는 것 같단 생각을 이미 오래전부터 했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 내 능력으로 일을 하면 돈은 당연히 액수를 떠나서 따라와야 한다는 막연한 느낌이었다. 없이 살아서 그런가, 일만 열심히 했지 진지하게 ‘돈’에 대한 생각을 하기 보다 그냥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금전적인 것들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이 아니라면 그냥 쳐다보지도 않고 포기했다. 그러니 부를 축적한다는 그런 목표는 없고 다른 목표들만 계속해서 진행해 나갔다. 그게 결론적으로 부를 축적하게 되는 결과가 됐으면 좋았을 걸 워낙 시작할 때 아무것도 없었던 터라 쌓이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래도 굶고 있지 않으니 다행인 걸까. 내 세대에선 없이 자란 친구들이 많았으니 내가 힘들었네 어쩌네 하는 말은 별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회사를 다니기 시작했을 때 그때는 연봉이 1800만원 만 됐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매일매일 생각했었다. 그 정도 받으면 매월 대출금 갚고 조금 남는데, 통장에 여윳돈이라는 게 있으면 여자친구랑 공원에서 컵라면과 캔맥주 대신, 치킨집에 가서 먹을 텐데. 당시에는 이런 생각이 거의 망상 수준이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열심히 하고 살았으니 생활은 점점 나아졌다. 통장에 돈이 남아 있는 걸 보니 기분은 좋았는데 내가 가진 돈 보다 집값은 터무니없는 차이를 보여서 다시 통장은 0원에 근접해갔다. 한번은 이사할 때 잔금 치를 돈이 부족한데 대출은 절대 받기 싫어서 그때 아이패드, 기타, 자전거 등등 현금화할 수 있는 건 죄다 팔아서 이사 간 적도 있었다. 돈이 싫은 건 아니지만 남의 돈이 정말 죽도록 싫었던 때가 있었다.
언젠가 친구가 제네시스를 샀다고 얘길 했다. 또 아는 후배는 수입차를 샀다고 했다. 그들 집안 사정이나 자금 사정을 내가 뻔히 아는데 차가 필요하면 수준에 맞게 사야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은 안 했다. 각자의 가치가 다르니 내가 뭐라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소비에 대해서 나는 아무리 비싼 물건이라도 일시불로 구입할 수 있는 경우에만 구입한다. 그래서 차도 항상 일시불로 샀다. 카드 할부를 하거나 현금서비스를 받은 일은 없다. 있는 범위 내에서만 쓰고 그렇지 않으면 안 쓴다. 연봉이 1800만원이 되길 희망하던 때부터 1억이 넘어섰을 때도 내 생활은 크게 바뀐 게 없다. 하지만 돈을 아끼지 않는 경우가 있다. 경험치와 시간을 버는 일에 대해서, 그리고 부의금, 맛있는 거 먹을 때는 쓴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지금 이러고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게 잘 된 인생인지 아닌지는 조금 더 지나봐야 알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유튜브나 SNS 등에서 보면 한 달에 천만 원 버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정말 한 달에 천만 원 벌어봤는지 의구심은 마구 들지만, 이런 게 이 책에 나오는 비현실적인 욕망을 따르게 하는 건 아닐까 한다. 이런 것들에 가능성을 보고 열심히 하는 후배 하나가 있는데 그 친구가 잘 되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나도 이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돈’에 대한 생각과 개념을 그전과는 달리 관심 있게 쳐다보고 생각해 봐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 같다.
책은 상당히 기본적인 내용들을 간결하게 담고 있다. 오래전 바빌론의 부자가 부를 축적할 수 있던 방법들과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들에 대한 내용을 마치 동화처럼 엮어놨다. 주된 내용은 이렇다.
황금의 5법칙
1. 황금은 자신의 미래와 가족의 미래를 위해 소득의 10분의 1을 저축하는 사람에게 몰려든다.
2. 황금은 그것을 현명하게 이용하는 주인을 위해 부지런하고 만족스럽게 일을 하여 들판의 소떼처럼 증식한다.
3. 황금은 현명한 사람들의 조언에 따라 투자하는 신중한 주인을 보호한다.
4. 황금은 전망 없는 사업에 투자하는 사람에게서 몰래 빠져 나간다.
5. 황금은 허황되게 돈 버는 법을 주장하거나 비현실적인 욕망을 따르는 사람에게서 달아난다.
위 내용의 얘기이니 보고 싶다면 e-book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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