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사장을 만드는 법 | 이웅범 | 세이코리아

2024. 1. 26. 01:57

반응형
 
LG가 사장을 만드는 법
왜 LG는 그를 CEO로 선택했는가? 기업은 어떤 사람을 뽑아 리더로 키우는가? 직장의 정점에 오르는 자가 지녀야 할 6가지 자질! 경영자와 리더들에겐 사업적 통찰과 영감을 주는 책 2030세대에겐 성공으로 가는 커리어패스를 알려주는 책 애플 수주 7조 원 신화, LG이노텍 이웅범 前 사장이 말하는 『LG가 사장을 만드는 법』
저자
이웅범
출판
세이코리아
출판일
2022.03.14

LG가 사장을 만드는 법 | 이웅범 | 세이코리아

예전에 모셨던 사장님이 LG그룹 CEO Pool에 있었던 분이다. 급하게 만나자고 해서 갔었는데 조금만 더 빨리 조인 해달라는 요청이었고 헝가리에서 아주 괜찮은 와인이라며 같이 한잔하자고 했었던 기억이 있다. 덕분에 나는 하루도 쉬지 못하고 그 회사에 조인했었다.

내가 맡은 조직의 미션은 분명 했으나 회사에서 요구하는 대로 진행하는건 스타일도 아니고 하기 싫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전략을 다시 구축하고 진행했는데 당연히 부침이 있었다. 회의 할때 사장님 바로 왼쪽이 나였고 오른쪽은 CFO였다. 회의 때 마다 놀라웠던건 그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엄청난 성량이었다. 덕분에 회의 끝나면 내 오른쪽귀는 얼얼했다. 그리고 수시로 나를 불러 바로 앞에서 엄청난 성량을 자랑하곤 하셨다. 이게 지속되니 너무 괴로웠다. 그간의 사회생활에서 이토록 누구한테 챌린지를 당한적이 없을 뿐더러 내가 주도 하면 했지 이런 경우가 상당히 낮설었다.

어느 날 사장님 방 앞을 지나가는데 신문을 보고 계신 걸 봤다. 나도 내 방에 가서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까 생각해 봤었다. 일은 당연히 내가 추진하는 데로 진행 중이었고 맨날 나한테 하는 샤우팅 극복에 대한 대안을 생각해보니 나를 부르는 패턴이 일정했다. 그렇다면 나를 부르기 전에 샤우팅 할 걸 생각한 다음 부른다는 건데 그럼 그 생각할 시간을 안 주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그다음 날부터 부르기 전에 내가 먼저 갔다. 그리고 얘길 했다. 매번 싫은 소릴 들으니 너무 자존심 상해서 죽겠다고 그랬더니 사장님 하는 얘기가 "너도 그래? 나도 자존심 상해!"라고 했다. 각자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상황이었는데 아마도 내 이해가 짧은 순간이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사장님이 부르지 않아도 미리 가서 추진할 것과 부진한 점등 그리고 조언 받을 것들에 대해서 얘길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셔서 감사했다.

이분은 정말 마케팅의 교과서 같은 사람이었다. 보다 더 긴 시간 함께 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보니 이 양반이 마케팅의 교과서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게 철저한 LG그룹의 사람에 대한 정성이 이 양반의 일부를 구성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너라면 어떻게 할래?'라는 미션이 있다. 어떤 전제가 없는 상태에서의 질문이라 좀 어처구니가 없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알 수 없는 반감이 있었는데 그냥 부러움이었던 것 같다. 그 전제가 그룹사의 인프라가 있는 상태라는 전제였다면 물음에 다 답을 할 수 있었을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것도 그냥 부러워서 드는 생각이지 그룹사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건 대단한 능력이다. 누구나 사용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특히, 법인이 다르면 다른 회사지, 같은 계열사니 이해관계가 더 있고 하는 건 로열패밀리만 가능한 일이니. 이걸 제외하면 그냥 다른 회사 다니는 사람들일 뿐이다. 그래서 이걸 활용하는 능력은 대단한 거다. 내 경우는 그런 인프라가 있어 활용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얼마나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깨닫는데 몇 개월 안 걸렸다. 도움을 바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이런 부분에서 부러움은 사라졌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서 있는 곳마다 모두 참되다’라는 뜻이다. 주인의식에 대한 말이 여러 번 등장해서 보는 이에 따라 불편함이 있을 수 있는데 이 말에 상당히 공감한다. 이유는 지금은 아니라고 해도 그때는 그게 맞았을테니까. 앞으로의 것도 지금의 판단이 맞다고 행했을 때 미래에는 불편감을 느끼는일 일 수 있다. 시간의 흐름은 매우 단순한 사실을 제외하고는 진리를 만들 수는 없다. 진리라고 믿고 싶은 것들은 매우 단순하며 그 단순함은 아마 수천 년이 지나도 동일한 사안들일 것이다.

체계적인 틀 안에서 교육이나 코칭을 받을 수 있는 기회들이 나에게도 주어졌다면 어땠을까. 그저 상상만으로 내 상황을 대입해 본다. 내가 그런 상황 속에 없어 어쩌면 더 간절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걸 다 경험하고 살 수 없듯이 반대편 입장의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

현재 이웅범 씨는 LG 이후에 대학 총장을 했었고 지금은 강점 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 안 사실은 배우 이이경의 아버지이다. 책은 내용이 보편적이어서 편하게 읽어보는 정도로만 해도 될 것 같다.

728x90
반응형